불안한 3월을 보내며
상경
갑작스럽게도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다.
흠~
제주팀의 실질적인 인원 축소로 인해 내가 제주팀에서 맡아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를 직접 찾다 보니 서울팀의 업무를 팔로우하며 참여하고 싶었고, 더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서울팀에 합류하고자 했고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상경을 결심했다.
새로운 환경으로의 변화는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 그리고 다양한 업무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느꼈다. 익숙했던 제주를 떠난다는 아쉬움과 감정도 분명 존재했지만 한편으로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될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 하더라도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라 그 의미와 만족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직접 부딪혀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부분이었다. 이 또한 하나의 소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성장 과정 속에서 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
식탁을 들여왔따
식탁이 생겨서 정말 신이 났었다. 저때까지만 해도 내가 서울로 올라가게 될 줄은 전혀 몰랐고 그저 집을 하나씩 꾸며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기존에 사용하던 책상이 아닌 식탁이 생기니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느낌도 들었고 작은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진 기분이었다.
저 사진은 직접 토마토를 갈아 만든 미니 샥슈카다. 함께 곁들인 빵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인생 빵집 ‘본조르노’에서 사온 것이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소한 풍미가 정말 인상적이었고 어떤 음식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리면서도 빵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또 먹고 싶네..
생일
내 생일케이크
3월에는 내 생일이 있다. 평소에는 생일을 크게 챙기는 편이 아니라 무심하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예상보다 훨씬 따뜻하게 챙겨주었다. 덕분에 작은 선물 하나하나에도 깊은 감동을 느꼈고 지금까지의 생일 중 가장 많이 놀라고 또 가장 많이 마음이 움직였던 날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특히 생일 케이크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케이크에 적힌 문구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맛이 정말 특별했다. 보통 케이크는 몇 입 먹다 보면 금방 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케이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폭신한 식감에 마시멜로 퍼프 같은 쫀득함이 더해져 먹는 재미가 있었다. 아래에는 로투스 시트가 깔려 있어 바삭한 식감까지 더해졌고 안쪽 필링에서는 레몬의 산뜻함이 느껴져 끝까지 질리지 않았다.
(물리)생일 선물
여러 가지 생일 선물은 받았지만 심적으로 든든한 느낌의 술 선물. 그냥 마시지도 않지만 그냥 왠지 보고 있으면 든든해 보이고 언제든지 작은 취미로 한 잔씩 하는 상상… 맛있는 음식과 페어링하는 상상… 간단하게 하이볼도 먹는 상상으로 든든해진다… 피규어 같은 관상용 기능까지 있다니 여러모로 좋은 선물이네
(경험)생일 선물
물질적인 선물뿐 아니라 경험으로도 정말 좋은 생일을 보냈다. 생일 선물로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작년에도 같은 공연을 본 적이 있음에도 이번에는 훨씬 더 뜻깊게 느껴졌다. 단순히 즐거운 시간을 넘어서 감동의 크기가 전혀 다른 공연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콘서트에서 눈물을 흘려봤던 것 같다. 무대 하나하나가 깊게 남았고 신인류, 송소희, 백현진, 혁오 등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많았다. 눈물이 났던 곡도 있었고 소름이 돋았던 무대도 있었고 평소에 즐겨 듣던 최애곡까지.
특히 혁오 밴드의 마지막 가장 큰 실내의 슬램은 정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신기하게도 다리가 아팠다는 사실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좋은 추억이 되었다.
후루룩 책
이번달의 책
이번 달에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평소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읽혔던 기억이 남는다. 다만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책의 내용을 전부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그대로 내 삶에 적용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모든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면 마치 과거의 꼰대 혹은 누군가의 기준에 내 인생을 맞추는 느낌이 들어서 그건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공감되는 부분만 골라서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흘려보내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 그렇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들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은 분명 만족스럽다.
기억에 남는 구절도 몇 가지 있다.
p.52
깨어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완전히 의식하는 것이야말로 시간을 늘리고 기억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p.78
시간을 보냈는가 아니면 사용했는가.
p.158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지지 않듯 많이 읽는다고 지혜로워지지는 않는다. 읽은 문장을 곱씹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 책은 2권도 있다고 해서 다음에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여러모로 나에게는 충분히 좋은 책이었다.
마무리하며
제주도를 내려오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면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이어진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상하지 못한 변화였지만 그 안에서 얻은 경험과 배움이 분명히 있었다.
앞으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내 소신을 지키면서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최고다.
"두 번째 서울 생활을 시작하며 잘 해보자!"
"몇 분 몇 초 뒤면 사라질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지금의 순간을 조금 더 차분하게!"
공(功)
-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과(過)
- 필요없는 두려움을 너무 많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