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지난 여름과 여섯달을 돌아보며 회고를 시작한다.
만화 베르세르크 대사 중
그럼 낙원으로 도망친다면? …이젠 진짜 낙원일지도
추울 때 회고를 작성했는데, 이제 더위가 지나가고 다시 추위가 오려 한다.
지난 5~6개월을 돌아보면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회사의 배신
지난 3월 연봉 협상을 하고 단단히 화가 난 채로 회사를 퇴사했다. 이유는 작년엔 협상조차 없이 고작 조그만 인상률을 통보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협상 아닌 통보에 가까운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불만 있으면 대표한테 직접 말하라나 뭐라나... 참나"여의도 본사도 아닌 서울역에서 근무환경도 최악인 곳에서 어떻게든 버티며 기대했지만, 2년 차에 돌아온 회사의 태도는 그저 배신스러울 뿐이었다. 그때부터 다른 이직 자리를 알아보며 여러 회사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기회가?
이직을 알아보던 중,, 예전부터 일해보고 싶었던 제주도에 자리가 있어 지원했고, 여러 번의 면접 끝에 최종 합격을 하였다.
"기회가 생겼다."그때부터 실행력 max로 제주도 이사를 5월부터 준비했다. 영등포의 방도 정리하고, 제주도의 집도 알아보았다. 무엇보다도 제주도로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지금보다 환경이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개발일 하는데 위치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지옥철 탈출, 집 앞의 바다, 공부하고 싶은 스택, 거기다15% 이상 오른 연봉...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집앞 바다
환상은 없다.
6월부터 제주도에 살면서 몇 달간 살아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벽하지는 않다. 바퀴벌레도 살면서 처음 잡아보고, 바람도 많이 분다.
"무엇보다 그냥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은 같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벌레만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지금 서울보다는 환경이 훨씬 낫다.
나는 무엇보다 인프라적인 걸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서브웨이? 이케아? 팝업? 전시? 유행? 그런 건 다 한순간이다. 그냥 복잡하지 않고 뻥 뚫린 환경이 좋다.
환상이 깨졌더라도, 느낀 점이 있다.
정신, 몸건강
깨달은 점은, 작은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것이다. 또한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건강했던 시절만 떠오른다.
그렇다면 그냥 작은 것에 감사하며,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다.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다. 그걸 왜 안 지키는 걸까?
요즘은 그래서 금연도 잘하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좋은 습관도 만들고 있다.
자주 감사한 일을 떠올리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다. 매주 맨몸 운동도 하고 주말마다 수영까지 간다.
무엇보다 금연을 성공적으로 하고있다. 이제는 생각도 안난다. 규칙적인 삶. 너무좋다
뒤돌아보면?
"내가 도망친건가?" 라는 착각을 내려오고나서 종종 한다. 하지만 아니다. 내가 선택했고 내가 원하는 곳이다. 누구는 원해도 오지 못하는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한라산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이다.
이제 정규직 전환도 끝났고, 적응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회고가 잠시 멈춰 있었지만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나는 속도다.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고 바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부터 다시 기록을 남기고, 공부도 시작하면 된다. 지난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의 시간은 그저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
공(功)
- 다시 일어섰다. 멈췄던 회고와 기록을 다시 시작하며, 행동으로 옮겼다.
- 금연 성공. 스스로 약속을 지키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좋은 점을 먼저 보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과(過)
- 유지가 어렵다. 생각보다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 맨몸 운동 좀 더 잘하고 싶다. 운동정보가 좀 더 필요하다.
- 과소비. 여행으로 인한 과소비가 있었다.